34주 6일로 이른둥이 출산 과정을 지켜본 남편의 입장에서 후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양수도 일찍 터지고 진통도 20시간 한 후에 겨우 태어난 우리 아이의 출산 과정을 여과 없이 적어보고자 해요.
출산 전 양수 터짐
와이프가 2월 5일 오전 10시 30분에 조기에 양수가 터지고 말았어요. 아직 예정일이 1달 이상 남아있는 상태에서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줍다가 순간 양수가 새는 느낌이 났다고 했어요. 그 뒤로는 양수가 팬티가 다 졌을 때까지 나오는 상태였습니다. 저는 일하다가 급히 아내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양수가 터지고 이틀 내로 아기가 나오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분만실 입원
병원에 도착하자 12시에 와이프가 분만실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출산가방은 미리 싸놓아서 그것만 들고 출발했는데, 병원에서 짐을 모두 챙겨 오라 하여, 바로 집으로 돌아가서 짐들을 다 챙겨서 다시 나왔습니다. 그 사이 와이프가 진통이 시작되어 혼자 너무 아프다고 전화가 계속 와서 제 마음도 급하고 안쓰럽고 했네요.
무통천국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와이프는 무통주사를 맞고 안정을 찾았어요. 원래 자궁문이 10cm가 열려야 자연분만을 시작하는데, 3cm 정도 열리면 무통주사를 놓아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와이프가 너무 아파해서 1cm만 열리고 무통주사를 맞았어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때 차라리 제왕절개로 들어갈 걸 그랬습니다. 와이프가 너무나 힘들어할 줄 이 때는 꿈에도 모르고, 와이프랑 둘이 웃으면서 자궁문이 더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느리게 열리는 자궁문
자궁문을 1시간에 1cm 정도 열렸습니다. 수축 주기가 너무 길었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지만, 다행히 와이프는 무통주사가 잘 들어서 6cm 정도까지 열릴 때까지는 웃으면서 있었고, 6cm가 열리기까지는 하루를 꼬박 새우고 다음날 새벽 4시쯤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고통의 시작
자궁문이 열리는 건 의사나 간호사가 직접 손을 질에 넣어서 확인하는데, 인터넷에서는 이 확인이 너무 아프다고 해서 걱정했으나 와이프는 안 아프다고 잘 버텨줬습니다. 그러다 새벽 4시가 넘어가자 무통주사가 안 들기 시작하면서 와이프가 힘들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옆에서 팔, 다리를 주물러주고 미리 배워둔 호흡법으로 같이 호흡을 계속 시도했지만, 이때부터는 크게 의미가 없었습니다.
고통의 절정
새벽 5시 자궁문이 많이 열리고, 와이프가 본격적으로 너무나 힘들어했습니다. 옆에서 계속 주물러주고, 입에 물을 적셔줘 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와이프가 못 버티겠다고 고통스럽다고 제왕절개해 달라고 자꾸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이 병원은 자연 분만을 중요시하는 병원이라 그런지 의사, 간호사가 귓등으로도 안 들었습니다. 저도 와이프가 너무 고통스러워하니 너무 힘들어서 제왕절개 해달라고 했지만, 아기가 이미 많이 내려와서 안된다고 하더군요.
힘주기
새벽 6시 본격적으로 힘주기에 들어갔습니다. 원래는 아기가 더 내려와야 하지만, 와이프가 너무 고통스러워하니 간호사와 함께 힘주기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 배운 대로 와이프 머리를 받쳐주며 호흡법과 같이 해봤지만, 계속해서 지지부진하고 그렇게 30분 넘게 하다 보니 지쳐가는 와이프를 보며 너무나 안쓰러웠습니다. 와이프 얼굴에 실핏줄이 나 터지고, 코피도 다 터지고, 초산이라 완전히 아래로 힘이 안 들어가다 보니, 옆에서 도와주는 저도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내가 태연해야 와이프가 잘할 거라 생각해서 침착한 척을 유지했습니다.
새벽 7시 다른 간호사로 교대가 되었고, 이미 와이프는 초주검상태, 간호사가 와이프의 질을 힘줄 때마다 이리저리 돌리는 걸 보니 화가 났지만, 아이가 나와야 이 고통도 끝나니 어쩔 수 없이 꾹 참기로 하였습니다.
탄생
새벽 7시 반이 넘어가니 아기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드디어 의사가 오면서 본격적으로 분만을 시작하였습니다. 한참을 힘을 줬지만, 아기 머리가 자궁문에 걸린 채 나오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힘들게 계속해서 힘을 줘도 나오지 않자, 아기가 힘들어 할 수 있다며 베큠이라는 뚫어뻥 기계를 가져왔습니다. 그 기계로 2~3번 정도 힘주기와 함께 실시하자 마침내 아기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너무도 경이로운 순간에 너무나 생경하고 빨갛고 보랏빛이 도는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잊히지 않고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본 저로서는 와이프가 너무나 대견하고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아기의 탄생을 보는 건 좋았지만, 와이프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후기
남편으로서 아내가 분만실에서 힘들어하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할 때 너무도 힘들었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제왕절개를 미리 할 걸 그랬나 싶었습니다. 자연분만도 사람마다 다 다른지, 금방 나왔다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저희는 너무도 힘들게 20시간 이상 분만실에서 있었네요. 저희처럼 너무나 오래 걸릴 것 같으면, 아내를 위해 제왕절개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비용은 자연분만이라 그런지 5,700원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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