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제국의 커뮤니케이션

'돌에서 파피루스로 변화' 전제 군주제에서 조금 더 민주적인 체제로 바뀌면서 이집트 문명은 심각한 혼란을 겪게 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변화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나 피라미드와 같은 권위의 상징이 돌에서 파피루스로 바뀌는 시기와 일치한다. 파피루스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제1 왕조까지 올라가며, 파피루스에 무엇인가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제5 왕조(기원전 2680~ 2540년, 혹은 기원전 2750~2625년)부터다. 돌에 비하면 파피루스는 대단히 가벼운 필기 재료인데, 나일강 삼각주 지역에서만 나는 식물로, 채취 지역 인근의 습지에서 만들어진다. 신선하고 푸른 줄기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내고 껍질을 벗긴다. 이를 두툼하게 조각내어 흡수성이 좋은 헝겊 위에 약간씩 포개어 가지런히 놓는다. 그리고는 같은 방법으로 한 층을 더 얹고 전체적으로 다시 헝겊을 덮는다. 이를 망치로 두들겨서 압축하고 건조한다. 이것이 굳으면 두루마리 형태가 만들어지는데 때로는 아주 길게 만들기도 한다. 이 파피루스는 가볍기 때문에 광범위한 지역으로 운반할 수 있었다. 골풀의 한 종류로 만든 솔이 필기도구로 쓰였고, 길이는 6인치부터 16인치까지 있었다. 이 솔의 한쪽을 비스듬히 잘라 양쪽을 갈라지게 했는데, 필사인 팔레트에는 검은색과 붉은색 잉크, 그리고 물을 담는 용기가 달려 있다. 필사인은 신관 서체의 문자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나갔으며, 가로와 세로를 같은 크기로 맞추면서 써 내려갔다. 파피루스의 나머지 부분은 말은 상태로 왼손에 걸쳐서 써 내려갔다. 돌에 새기는 것은 선이 똑바르거나 원형이며, 그 형태는 직사각형의 직립형이 특징이다. 반면 파피루스에 쓰는 것은 속기에 적합한 곡선 형태도 용인된다. "같은 상형 문자라도 돌에 새겨질 때는 세심하고 장식적이다. 반면 나무나 파피루스에 쓰인 것들은 형태가 보다 단순해지고 원형을 띠게 된다. 돌이라는 무거운 매체에서 빠져나오면서 사고도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모든 주변 환경이 흥미와 관찰, 성찰을 자극하였다. 손으로 쓰는 일이 현저히 늘어나면서 문자와 사고, 그리고 행동의 세속화가 뒤따랐다. 고왕국과 신왕국을 구분 짓는 사회 혁명은 청산유수와도 같은 웅변, 그리고 신성 문학이 세속 문학으로 대체된 것이 특징이다. 필기는 정부의 일이나 재정적, 주술적 그리고 종교적 목적에만 한정되었다. 그러나 보다 빠른 곡선적인 손놀림이 필요해지고 쓰기 및 읽기의 필요성이 증대함에 따라 파피루스의 사용이 늘어나고 상형 문자가 신관 서체로 바뀌면서 행정의 효율성이 증대되었다. 농민들로부터 세금과 지대, 공물을 거두고 관리하는 관리들과 필사인들은 공무원 조직의 일원이 되어 동료들과 그들의 최고 군주인 지상 신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보고 준비해야 했다. 기원전 2000년 이후에 중앙 정부는 필사인 조직을 고용하였으며, 문자 해독 능력은 명성과 신분 상승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필사인들은 특권 계급이 되었으며, 원로 회의 석상에 앉게 되었고, 누구나 궁전 음식을 먹어볼 수 있었다. 또한 필사인들은 힘든 노동으로부터 보호되었고, 아무런 세금도 없었고, 필사로 공물을 대신하여서 그들에게는 아무런 분담금도 없었다. 민주 혁명 이후 필기의 보급이 확산하면서 오시리스 Osiris와 호러스 Horus의 영원불멸을 믿는 새로운 종교가 출현하였다. 태양신 라 Ra를 숭배하는 신앙은 너무나 정치적으로 변모해 갔으며, 사람들은 정치인들의 흥망성쇠를 벗어나서 삶의 궁극적 의미와 성취를 깨닫기 시작하였다. 나일강의 신 오시리스는 인간을 구제하기 위해 살해되어 사자들의 왕이 되었으며, 그의 아들 호러스의 선왕이자 본보기가 되었다. 오시리스는 농업의 신으로 죽음에 맞서 결국 정복하고 말았다. 마법사인 그의 아내 이시스 Isis는 오시리스가 세계를 정복하는 동안 법을 만들고 통치하였다. 어떤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되면 그 사람에게 마법을 걸 수 있게 되는데, 그녀는 태양신 라를 설득하여 자신의 이름을 밝히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이시스는 라와 다른 신들에게 마법을 걸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제20 왕조에 오시리스는 자신 속에 감추어진 위대한 이름 라의 영혼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라와 함께 종교적으로 최상의 자리에 위치하였으며, 나일에 대하여 그리고 태양에 대하여 이중의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낮과 밤이 합쳐져 하나가 되었으며, 과거의 죽음의 오시리스, 그리고 미래와 현세의 라가 합쳐졌다. 이시스가 준비한 장례식은 먼저 오시리스에 대해 치러졌다. 알렉산더 모릿은 이들에게 영혼 불멸의 지위를 부여하면서 "이집트의 신들이 세상에 내려 준 것 가운데 가장 소중한 계시"라고 묘사하였다. 오시리스는 토드 Thoth를 장관이자 신성 필사인으로 거느리고 있었다. 말과 글의 창고로서, 창조적 음성의 제왕이며 글과 서적의 장인으로서 그는 주술 저작의 창시자가 되었다. 오시리스는 사람들에게 신성의 권리와 의무를 가르치는 세속 및 신성 문학의 중심이 되었다. 말에는 권력이 스며들어 갔다. 신들의 이름은 존재의 본질적 부분이 되었으며, 필사의 영향력은 신의 영역에까지 미쳤다. 종교나 주술이나 모두 신성한 것이어서 그들은 독립을 누릴 수 있었다. 성직자는 신에게 기도하고 헌금을 바치지만, 마법사들은 힘과 속임수로 앞서 나갔다. 가족 숭배는 오시리스 신앙에서도 살아남았으며 실제적인 흥미 때문에 많은 사람은 마법을 즐겨 사용하였다. 한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된다는 것은 그를 지배할 수 있는 수단을 얻는 것이며,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소리로 영혼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며, 이름을 쓴다는 것은 특히 상형 문자로 쓴다는 것은 육체적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었다. 독창적인 말의 오묘한 조화 속에 주술은 형이상학으로까지 번져 갔다. 다신론은 지속되었으며 그 이름은 각 신들의 영적인 현시를 의미했다. 주술 문학과 세속적 이야기는 우주의 위대한 신들의 전통을 지켜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