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산업의 성장

광고 산업은 초기 상업광고의 의미를 넘어서서 PR이라 불리는 공공 영역에서의 광고의 변화가 감지되었다. 보다 정확한 의미로 PR의 등장은 공공 영역의 재봉건화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 PR의 형태로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는 대중 오락과 광고의 통합은 국가 자체도 규범에 종속시키기 때문이다.  

˙ 상업 광고 등장의 의미 

초기의 상업 광고가 시장 교역의 자유화와 거의 동시에 출현한 것이기는 하지만 공공 영역이 광고 출판으로 범람하게 된 것을 이 자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과학적으로 이루어지는 마케팅의 투여되는 엄청난 노력은 시장의 과점적 제한 정도가 증가하는 데 따라서만 필요해졌다. 특히, 대규모 산업적 기업에서는 기술적 최적 조건과 재무적 최적 조건 간에 갈등이 생기고 이것이 소위 독점적 경쟁의 경향을 격화시켰다. 기술적 집합체가 대량 생산으로 개편됨에 따라 생산 과정이 탄력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생산량은 이미 고정되어 버렸다. 이는 통합된 기계과정의 성능의 의해 결정된다." 그런 까닭에 시장에 상대적 안정성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장기판매전략이 요구되었다. 가격을 통한 직접적 경쟁보다 특정한 회사를 상대로 하는 고객층을 갖는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간접적 경쟁으로 점차 바뀌었다. 

˙ PR의 등장과 공공 영역의 변화 

PR 활동은 그 명칭이 말해 주듯이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이 단어의 기원은 아이비 리 Ivy Lee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대기업, 특히 당시 일종의 사회 개혁파의 공격을 받고 있던 스탠더드 석유 회사와 펜실베이니아 철도를 변호할 목적으로, '정책 결정 차원에서의 홍보 기술'을 개발했다. 양 대전 사이에 일부 대기업들이 기업 전략을 PR 활동의 관점에 맞추어 조정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보편화된 국민적 합의의 풍조에서 이것이 매우 유효했다. 새로운 홍보 기술은 종전 후에야 유럽을 포함한 지역에까지 널리 보급됐다. 

서방 선진국에서 PR 활동이 지난 10년 동안 공공 영역을 지배했다. 이제 PR활동은 공공 영역의 동향을 진단하는 주요 현상이 되었다. '여론 관리'는 분명히 정치 분야의 공공 영역에서의 활동이라는 점에서 광고와 구별된다. 개별 광고물은 소비자 개인들을 상대로 하지만, PR 활동의 상대는 '여론'이며, 이들은 직접 소비자로서의 시민이 아니라 공중으로서의 사인들이다. 광고 그 자체를 대체로 판매 촉진에만 한정시킨다. 한편 여론 관리는 '판매 촉진'과 '개발'의 수법으로 광고의 범위를 넘어선다. 뉴스, 이벤트를 조직적으로 만들어 내거나, 관심을 끄는 사건들을 활용함으로써 여론의 형성 과정에 개입한다. 이를 위해 대중 매체의 특집 기사나 화보 기사의 심리학과 기술을 이용하고, 로맨스, 종교, 금전 문제, 육아, 건강, 동물 등 상투적인 인간 문제에 관한 화제를 계속 취급한다. 사실의 극적인 연출과 계획적인 정형화로 "호평을 받을 만한 새로운 권위자나 심벌을 형성하여, 여론의 동향을 바꿀 것"을 유도한다. PR 관리자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적당한 자료를 삽입하거나 또는 커뮤니케이션 장치를 가동하기 위해 확실한 공공 영역에 특수한 사건을 배치한다. 어느 교과서에는 이러한 '뉴스의 제작, 창조 방법' 20 가지를 권고하고 있다. 

만일 주요 분배 센터가 PR 사무소에서 공급받는 수많은 정보와 지시 사항들을 합친다면 뉴스 보도와 광고의 구시대적 분리를 여전히 견지하려는 태도는 솔직히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PR의 보도와 광고를 융합시킨다. PR은 절대로 사적 이익의 자기 현시라는 것이 인지되어서는 안 되며, 그 대상에 공공적 관심사로서의 권위를 부여하고, 이성적인 개인으로서의 공중이 마치 자유롭게 여론을 형성 하는 것 같은 착각 '인물, 제품, 조직 또는 아이디어를 공중에 권장하고, 공중의 찬반을 시사 또는 재촉하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수용 자세는 자신들이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개인으로서의 여론 형성에 책임 있게 참여하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에 의해 자극된다. 

다른 한편 공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행동에 관한 합의는 사실 연출된 여론의 특징을 갖는다. PR이 특정 상품의 판매를 촉진한다고 생각되지만 효과는 항상 그 범위를 벗어난다. 어떤 특정 제품의 광고는 가장된 보편적 이익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특정 브랜드 상품의 성가나, 그 상품의 고정 고객층을 창출하고 확보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회사, 그 부문, 그 조직 전체에 대해 일종의 정치적 신용을 갖게 한다. 

그 결과로 생기는 합의는 물론 상호 계몽의 오랜 과정을 통해 결국 일치된 의견에 도달하는 것과 공통점이 별로 없다. 공개적으로 경쟁하는 의견 사이의 합리적 일치는 '보편적 이익'의 토대에서만 달성 될 수 있는 것인데, 그 '보편적 이익'이 특권을 가진 사적 이익의 홍보적 자기 현시를 위해 이용됨에 따라 소멸되었기 때문이다. 즉, 공중의 범위를 시민적 사인으로 한정하고, 또 그들의 합리적, 비판적 토론의 범위를 사적 통제의 영역으로서 시민 사회의 기초에 한정한다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붕괴됨과 동시에 종래의 의견 수렴 기반도 또한 붕괴되었다. 공공 영역에 밀어닥치는 사적 이익이 위장된 모습을 띠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기반은 마련되지 못했다. 허구의 공공 이익이라는 방패를 내세워 정교한 의견 제조 기관에 의해 만들어진 합의에는 합리성의 기준이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기업들이 고객들에게 소비의 결정 과정에서 시민으로서의 자격에 근거해서 행동한다는 관념을 불어넣기 때문에, 국가는 시민들을 고객처럼 상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국가조차도 홍보를 위해 경쟁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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